히가시노 게이고를 추모하며, 『용의자 X의 헌신』부터 함께했던 시간
오늘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별세 소식을 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작가라 그런지 단순히 유명 작가의 부고를 접한 것과는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작품이 나올 것 같았고, 서점에 가면 당연하게 그의 이름을 다시 만나게 될 것 같았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 나지 않습니다.
고단샤의 공식 발표와 국내 보도에 따르면 히가시노 게이고는 2026년 7월 23일 새벽 대장암으로 별세했으며 향년 68세였습니다. 장례는 유족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졌다고 합니다.
소설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그의 책을 읽어봤을 것이고, 추리소설을 즐겨 읽는 독자라면 책장 한쪽에 그의 작품 몇 권쯤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그런 독자 중 한 명이라 오늘은 정보성 글보다는 한 명의 팬으로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를 기억하는 글을 남겨보고 싶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
2026년 7월 23일, 향년 68세로 별세
히가시노 게이고는 1958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고, 1985년 『방과 후』로 에도가와 란포상을 받으며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이후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비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비롯해 수많은 작품을 발표하며 일본 미스터리를 대표하는 작가가 됐습니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일본추리작가협회상과 나오키상 등 주요 문학상도 수상했습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그가 투병 중에도 집필을 이어왔다는 점입니다. 국내 보도에 따르면 별세 당시에도 새로운 책의 출간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는 사실이 팬의 입장에서는 더욱 마음에 남습니다.
제가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했던 이유
단순히 범인을 찾는 추리소설이 아니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좋아했던 가장 큰 이유는 그의 소설이 단순히 '범인이 누구인가'를 맞히는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트릭도 흥미롭지만 책을 덮은 뒤 오래 남는 것은 오히려 사람입니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선의라고 믿었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결과를 남기는지를 계속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그의 책은 미스터리인데도 이상하게 사람 이야기가 더 오래 남았습니다. 범인이 밝혀지고 사건이 끝났는데도 마음속에서는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 작품이 많았습니다.
읽기 쉬운데 가볍지는 않은 소설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은 페이지가 정말 잘 넘어가는데 이야기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렵게 꾸민 문장이나 복잡한 설명이 많지 않아도 어느 순간 이야기 안으로 끌려 들어갑니다. 한 장만 더 읽어야지 했다가 결국 새벽까지 읽게 되는 책도 있었고, 반대로 마지막 장을 넘긴 뒤 한동안 아무것도 읽고 싶지 않을 정도로 여운이 긴 작품도 있었습니다.
대중적인 재미와 인간에 대한 질문을 동시에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 히가시노 게이고가 오랫동안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은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용의자 X의 헌신』은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추리보다 '헌신'이라는 단어가 더 오래 남았던 작품
히가시노 게이고를 이야기하면서 『용의자 X의 헌신』을 빼놓기는 어렵습니다.
제목에는 '용의자'가 들어가지만 이 작품을 읽고 나서 기억에 남는 것은 범죄의 트릭만이 아니었습니다. 사랑과 희생, 집착과 헌신의 경계가 어디까지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 느껴지는 충격과 그 뒤에 따라오는 감정은 단순한 반전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미스터리를 읽었는데 마지막에는 한 사람의 마음 때문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히가시노 게이고다운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야행』은 오래 지나도 잊히지 않는 작품입니다
읽는 내내 어둡지만 책을 놓을 수 없었던 이야기
개인적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떠올리면 『백야행』 역시 아주 강하게 남습니다.
밝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이고 읽는 과정도 편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인물들의 삶이 어디까지 흘러갈지 끝까지 따라가게 됩니다.
특히 인물을 직접 설명하기보다 사건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조금씩 보여주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읽고 난 뒤에는 처음부터 다시 돌아가 보고 싶은 장면도 많았습니다.
재미있었다는 말 하나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작품, 읽고 난 뒤 마음 한쪽에 오래 남아버리는 소설이었습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만난 또 다른 히가시노 게이고
미스터리 작가라는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없었던 이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으면서는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의 폭이 생각보다 훨씬 넓다는 것을 다시 느꼈습니다.
범죄와 살인사건을 중심에 두지 않아도 사람의 선택과 후회, 누군가에게 건네는 작은 위로만으로 충분히 긴장감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건넨 말 한마디가 그 사람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그리고 서로 관계없어 보이던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추리소설을 잘 읽지 않는 사람에게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한 권 추천한다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제 새로운 히가시노 게이고를 기다릴 수 없다는 것
팬에게 가장 슬픈 것은 다음 작품을 기다릴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즐거움입니다.
신간 소식이 나오면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해하고, 서점에서 익숙한 이름을 발견하면 반갑고, 아직 읽지 않은 책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앞으로 읽을 이야기가 남아 있다는 기분이 듭니다.
그런데 이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음 작품은 무엇일까'라는 기다림을 예전과 같은 의미로 가질 수 없게 됐습니다. 팬으로서는 그 사실이 가장 서글프게 느껴집니다.
동시에 참 많은 작품을 남겨주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미 읽었던 작품을 다시 펼칠 수도 있고, 아직 읽지 못한 작품을 찾아 읽을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또 다른 세대의 독자가 처음 『용의자 X의 헌신』이나 『백야행』을 만나게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그의 이야기는 계속 읽힐 것 같습니다
작가는 떠났지만 책 속의 이야기는 남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부고를 보면서 좋아했던 작품들의 제목을 하나씩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용의자 X의 헌신』을 처음 읽었을 때의 충격, 『백야행』을 읽으며 느꼈던 묵직함,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덮었을 때의 따뜻한 여운처럼 작품과 함께 남은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좋은 이야기는 작가가 마지막 문장을 쓴 뒤에도 독자 안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아주 오랫동안 살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했던 작가였기에 오늘 부고가 더욱 슬프게 다가옵니다. 그동안 수많은 밤을 책과 함께 보내게 해주었고,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서 책을 내려놓지 못하는 즐거움을 알게 해준 작가였습니다.
이제 새로운 작품을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지만, 남겨진 작품들을 다시 천천히 읽어보려고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한 명의 독자로서, 정말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남겨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질문 1
Q. 히가시노 게이고는 언제 별세했나요?
A. 고단샤의 발표와 2026년 7월 27일 국내 보도에 따르면 히가시노 게이고는 2026년 7월 23일 새벽 대장암으로 별세했습니다. 향년 68세였습니다.
질문 2
Q.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은 어떤 작품이 있나요?
A. 대표작으로는 『용의자 X의 헌신』, 『백야행』, 『비밀』,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이 있습니다. 미스터리뿐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선택을 깊이 다룬 작품이 많아 국내에서도 오랫동안 사랑받았습니다.
질문 3
Q. 히가시노 게이고 책을 처음 읽는다면 어떤 작품이 좋을까요?
A. 정통 미스터리와 강한 여운을 원한다면 『용의자 X의 헌신』, 묵직하고 긴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백야행』을 먼저 읽어볼 만합니다. 조금 더 따뜻하고 편하게 시작하고 싶다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 좋은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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